유럽에서 찾는 원료와 브랜드 이야기 · 01

물과 자연이 건넨 대답

바트뵈리스호펜에서 다시 생각한 건강과 상품

글 Bayern J#바트뵈리스호펜 #크나이프 #클린라벨

왜 독일의 이 작은 마을에 회사를 세웠을까. 숲길과 물, 일상 속에 남아 있는 크나이프의 생각을 따라 걸으며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의 기준을 돌아본다.

바트뵈리스호펜의 공원 입구. 안내판 너머로 숲길이 이어진다.
바트뵈리스호펜의 공원 입구. 안내판 너머로 숲길이 이어진다.Bayern J 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일러스트

건강식품 업계에서 약 25년을 일하며 새로운 원료와 제품을 찾아다녔다. 무엇이 좋은 소재인지, 어떻게 소개해야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지 늘 고민했다. 그런데 독일의 한 작은 마을에서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됐다. 우리가 말하는 건강은 사람들의 하루 속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을까.

01 내가 둥지를 튼 마을을 걷다

바트뵈리스호펜(Bad Wörishofen). 내가 독일 법인의 기반을 마련한 곳이다.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푸른 정원과 숲길,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이다. 맨발로 길을 걷고 물에 발을 담그는 모습이 마을의 풍경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다.

공원의 안내판에는 허브 정원과 크나이프 시설, 산책길로 향하는 방향이 나란히 적혀 있다. 건강을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장소들이 하나의 일상 공간 안에 이어져 있는 셈이다. 나는 그 풍경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한국에서 제품을 기획할 때는 원료의 특징과 설명 문구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이곳을 걸으며 그 원료를 먹고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생활을 더 넓게 보고 싶어졌다. 무엇을 먹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움직이고, 언제 쉬는지까지 말이다.

02 물에서 시작해 생활로 이어지는 생각

이 마을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세바스티안 크나이프(Sebastian Kneipp) 신부를 만나게 된다. 19세기에 활동한 그의 이름은 오늘도 거리와 공원 곳곳에 남아 있다. 크나이프 건강관은 물, 운동, 영양, 약용식물, 생활의 균형이라는 다섯 요소로 설명된다.

숲 앞에 나란히 선 다섯 요소. 건강을 생활 전체에서 바라보게 하는 장면.
숲 앞에 나란히 선 다섯 요소. 건강을 생활 전체에서 바라보게 하는 장면.Bayern J 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일러스트

내가 주목한 것은 다섯 요소가 함께 놓여 있다는 점이다. 물만 떼어 놓고 이야기하지 않고, 먹는 일과 움직이는 일, 쉬는 일까지 연결한다. 제품을 기획해 온 내게도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좋은 원료를 담는 일은 중요하다. 그 제품이 어떤 시간에, 어떤 습관 속에서 쓰일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 마을의 풍경은 내가 해 온 일을 그런 질문으로 다시 바라보게 했다.

03 공원에 담긴 건강의 풍경

사진 속 목조 시설은 공원의 그라디어 시설(Gradieranlage)이다. 소금물을 나뭇가지 다발 위로 흘려보내는 구조로, 안팎에는 잠시 앉을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다. 나무와 돌, 주변의 숲이 한 장면 안에 어우러져 있다.

목조 지붕 아래 놓인 벤치와 나뭇가지 벽. 공원 안의 그라디어 시설.
목조 지붕 아래 놓인 벤치와 나뭇가지 벽. 공원 안의 그라디어 시설.Bayern J 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일러스트

이런 공간을 바라보며 나는 건강을 위한 선택이 일상 가까이에 놓여 있다는 점을 생각했다. 산책길을 걷다가 머물 수 있고, 주변의 식물과 시설을 살펴볼 수 있다. 건강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공간과 생활 속에도 담겨 있었다.

이것이 내가 이 마을에서 받아들인 크나이프 정신이다. 자연을 가까이하며 자신의 생활을 살피는 태도. 그 태도를 제품을 고르고 만드는 일에도 이어가고 싶었다.

04 클린라벨과 가치식품을 다시 생각하다

이 경험은 내가 관심을 가져온 클린라벨과 가치식품 관점의 상품기획으로 이어진다. 어떤 원료를 썼는지, 왜 그 성분이 필요한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싶다.

자연에서 왔다는 말만으로 제품의 가치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원료의 특성과 제조 과정, 품질을 확인하고, 소비자가 실제로 경험할 맛과 편의성까지 살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클린라벨은 그런 질문을 피하지 않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가치식품도 마찬가지다. 누구의 식탁에 올라가고, 어떤 순간에 선택되며, 그 가격을 납득할 만한 이유는 무엇인지 묻는다. 원료의 배경과 제품의 쓰임이 연결될 때, 소비자에게 전할 이야기도 더 분명해진다고 생각한다.

05 내가 이곳에 회사를 세운 이유

그래서 나는 유럽 현지에 기반을 두고 일하고 싶었다. 원료와 제품이 만들어지는 배경을 가까이에서 살피고, 만드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국 시장에 소개할 이유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크나이프의 이름이 남아 있는 거리. 이 마을에서 나의 다음 일을 생각한다.
크나이프의 이름이 남아 있는 거리. 이 마을에서 나의 다음 일을 생각한다.Bayern J 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일러스트

독일 법인은 그런 일을 이어가기 위한 거점이다. 현지의 소재와 제조 방식을 배우고, 한국 소비자의 필요와 만나는 지점을 찾는 곳. 이 마을의 철학을 그대로 제품에 붙이기보다, 내가 책임지고 설명할 수 있는 기준으로 옮겨 가고 싶다.

아티초크를 사업화했던 경험이 원료의 가능성과 함께 일하는 관계를 생각하게 했다면, 바트뵈리스호펜은 그 제품이 놓일 사람의 일상을 돌아보게 했다. 두 경험은 지금 내가 다음 소재를 찾는 기준 안에서 만나고 있다.

오늘도 나는 이 마을에서 다음 일을 생각한다. 건강을 말하는 제품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오래 쓰일 수 있도록. 클린라벨과 가치식품이라는 관심을, 하나씩 설명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

함께 만들 다음 이야기

유럽 소재로 새로운 제품이나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기획자에게는 제품의 방향을, 인플루언서에게는 고객의 일상에 어울리는 쓰임을, 유통업체에게는 채널에서 선택받을 이유를 함께 고민하는 대화가 되었으면 한다.

아직 원료의 이름을 몰라도 좋다. 고객층과 판매 채널, 관심 있는 식품 분야부터 알려주시면 좋겠다. 그 일상에 어울리는 유럽 소재를 찾는 일부터 함께 시작해 보자.

뒤집어보세요. 답은 언제나 뒷면에 있습니다. — Bayern J

Bayern J | 기초의학을 공부하고 건강식품 업계에서 약 25년간 학술 업무와 상품·사업기획에 참여했다. 현재 유럽에서 원료와 제품을 탐색하며 클린라벨과 가치식품 관점의 상품기획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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